분양가가 10억 원이 넘는 새 아파트에 입주했는데,<br /><br />매일 아침 코를 막고 싶을 정도로 악취가 난다면 화가 나겠죠.<br /><br />서울 서초구 입주한지 반 년이 안 된 아파트 단지 주민들이 겪는 일입니다.<br /><br />공태현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.<br /><br />[리포트]<br />아파트 베란다 배수로 구멍이 있을 자리에 동그란 장판 조각이 덮여 있습니다.<br /><br />장판 주위에는 실리콘을 발라 작은 틈새도 막아놨습니다.<br /><br />넉달 전 입주한 새 아파트 베란다 배수로에서 악취가 계속 풍겨 나오자 통째로 막아버린 겁니다<br /><br />[○○아파트 1층 주민]<br />"그 하수구 냄새가. 그러니까 저 분뇨 냄새가 바람을 타고 저희집을 통과하는 거예요. 그러면 저희 집 안에는 냄새가 심하게 나는…."<br /><br />베란다와 통하는 미닫이문을 늘 닫아두고 공기청정기도 끌 새가 없습니다.<br /><br />한층 위에 사는 주민도 베란다 배수구를 아예 투명 테이프로 막아버렸습니다.<br /><br />[A 씨 / ○○아파트 2층 주민]<br />"숲세권이라고 해 가지고 저희는 지금 되게 기대하고 왔는데 매일 아침, 저녁으로 그 오물 냄새랑 가스 냄새를 맡으니까."<br /><br />주민들은 정체 모를 악취의 원인으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있는 정화조를 지목합니다.<br /><br />[공태현 기자]<br />"지하주차장 환풍기입니다.<br /><br />주차장 안에 있는 정화조에서 새 나오는 악취를 배출하려고 환풍기를 돌리다 보니<br /><br />주민들의 생활 공간으로 악취가 퍼지고 있는 겁니다."<br /><br />주민들은 환풍기가 돌아가는 아침 시간에 냄새가 특히 심하다고 하소연 합니다.<br /><br />아파트 근처 초등학교로 등교하는 학생과 학부모들은 매일 아침이 냄새와의 전쟁입니다.<br /><br />[C 씨 / ○○ 아파트 입주민]<br />"지금 냄새나지 않아요? 많이 좀 심하죠."<br /><br />[C 씨 자녀 / 초등학생]<br />(맡아 봤어? 어떤 냄새 났어요?)<br />"하수구 냄새가…"<br /><br />이웃 아파트 주민조차 고개를 저을 정도입니다.<br /><br />[이웃 아파트 주민]<br />"똥 냄새가 나지. 정말로 때려 부수고 싶다는 말. 내가 무식한 표현이지만."<br /><br />공기 중 악취 유발 가스가 얼마나 많은 지 확인하는 냄새 측정기로 직접 확인해 봤습니다.<br /><br />[공태현 기자]<br />"이곳은 아파트 정화조 출입문 앞인데요.<br /><br />냄새가 새는 걸 막으려고 내부에 밀폐 시공까지 했지만 냄새 측정기로 재보니 측정 가능 범위의 최대치가 나왔습니다."<br /><br />분뇨가 부패할 때 나오는 암모니아 농도도 측정 가능 최대값인 5단계가 나왔습니다.<br /><br />주민 민원이 빗발치자 구청과 시공사 측이 지난주 정화조 뚜껑 틈새를 막는 공사를 했는데도 냄새가 여전한 겁니다.<br /><br />[건설사 관리팀]<br />"밀폐 작업은 다 해놨는데도 조금씩 (냄새가) 나오는데 그 원인을 지금 찾고 있어요."<br /><br />냄새를 차단할 근본 대책을 찾지 못한 가운데 무더위까지 겹치면서 입주민들의 근심만 커지고 있습니다.<br /><br />채널A 뉴스 공태현입니다.<br />ball@donga.com<br /><br />영상취재 : 김찬우 장명석<br />영상편집 : 김민정
